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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항목
[캐치프레이즈]
퇴장하지 못한 별
“ 모든 에로스는 타나토스를 향하여. ”
외관
이름
라쿠나 / Lacuna / Lacuna
초세계급 음유시인
이야기를 노래하며 전하는 시인.
21세기에 방랑시인이라니 웬말인가? 하지만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약 5년 전부터 한 정체불명의 부랑자가 미국 각지를 돌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뭇 가수들처럼 음반을 내는 것도 아니요, 뮤직 차트의 랭킹에 오르는 것도 아니었으나 그의 노래는 컬트적인 인기를 끌며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갔다. (오, 이는 SNS와 영상 플랫폼의 발전 덕분일 것이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이야기한다. “이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을 손꼽자면 즉흥성, 그리고 자유로움입니다. 모든 노래가 뮤지컬처럼 그 순간의 고유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허나 재미있는 사실은 단발성임에도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다는 점입니다. 무엇이 이 자유로운 노래를 기억의 한 켠에 붙들어매고 있을까요. 아름다운 선율, 감미로운 목소리? 혹은 살아 숨쉬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요. 허나 틀림없는 사실이 있다면 그는 훌륭한 가인이고, 현대의 ‘음유시인’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점입니다.”
약 4년 전 목격자가 SNS에 업로드했던 영상이 조회수 3억 회를 넘긴 날, 재능인 협회는 그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음유시인 칭호를 부여했다.
명성
★★★☆☆
나이 / 신장 / 국적
52세 / 175cm / 미국
성격
가벼움, 즉흥적, 변덕스러움, 자유로움, 공상가
즉흥시. 바람결 따라 날아가는 풀잎 같은 인간. 그를 설명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표현은 없다. 이 시인은 속세의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처럼 굴었다. (의식주가 필요한 생물이라 어쩔 수 없이 인간 사회의 일부분에 깃들어있기는 하지만!) 원하는 만큼 사랑하고 원할 때 미련없이 떠난다. 다정한가 싶으면 매정하기도 하다. 비굴한가 싶으면 줏대있기도 하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여 곧잘 행동하는 주제에 후회조차 깊지 않아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 삶의 열망을 오롯이 불사르기 위하여.
기타
[현대의 음유시인]
“(과장스레 팔을 크게 휘둘러 펼쳐보이는 동작. 한 손은 가슴 위에 얹고, 또렷한 어조로 낭송하듯이.) 오, 그대들. 친애하는 인류 동포들이여. 용기 있는 자들이여.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궁이 우리를 집어삼키려 입을 벌리고 있네. 먹히는 자는 제물이 되고 승리하는 자는 영웅이 될지니. 과연 우리는 이 미궁 안에서 무엇을 찾을 것이며,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대의 이름은 무엇으로 노래될 것인가.” 깃털이 꽂힌 검은 페도라, 낡아빠진 망토 자락, 흔한 보급형 리라. 엉망진창인 이 전부를 무색하도록 만드는 장엄한 분위기. 과장된 몸짓과 시를 읊는듯한 어조는 시대와 장소를 착각하도록 만드는 모양새… 지만.
“(디링…. 하고 한 손가락으로 현을 튕긴다….) 뭐 살아남는 게 장땡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살아서 나가면 협회가 다~ 잘 포장해서 공로를 치장해줄 겁니다. 내가 미래의 영웅이다 생각하고 영웅끼리 적당히 잘 지내봅시다.” 평소의 모습은 한없이 가벼운 한량 그 자체이다. 시도때도 없이 기분 내키는대로 연기 억양을 내뱉는 사람일 뿐.
[자유로운 음유시인]
몇 년 전부터 미국 각지를 떠돌며 노래하기 시작한 방랑시인. 특별히 거주지를 두지 않으며 의식주는 길거리 공연 관람료로 해결해왔다. 4년 전 즈음 한 관람객이 그의 공연을 촬영하여 SNS에 업로드한 것을 시작으로 알음알음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인지도가 올라갈수록 그를 취재하거나 채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두 본인 선에서 거절했다는 듯. “오, 전 자유로운 바람이 좋아서요.” 호기심 넘치는 사람들이 그의 과거를 캐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으나, 5년 전보다 오래된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기억을 잃은 자]
기회가 닿는다면 순순히 알려주는 이야기. 5년 전, 기억을 잃은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미련이 없기에 아무래도 좋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중. “달리 이야기하면 말이지요. 저는 대본을 잃어버린 채 삶이란 무대에 서 있는 배우인 셈입니다. 퇴장할 때를 놓치고 애매하게 남겨졌지요. 그렇다면 즉흥시라도 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무대 위에 선 배우의 의무이므로.”
“(그는 곧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이기 시작했다.) …까지가 허울좋은 이유고 말입니다. 저 발견될 당시에 사람 꼴이 아니었다는데, 범죄에 연루된 과거사를 가지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의 행적 때문에 옥살이를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딱히 절실하지도 않은 과거의 저를 찾느니 지금의 저에 만족하면서 사는 게 낫지요. … … 저기? 신고 안 하실 테지요? 저 일단? 불법체류자 신세라서?”
[방랑시인이 된 이유]
오래 전, 우연히 들었던 노래가 계기라고 말한다. 그 선율이 몹시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지금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저는 그 때 알았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저의 운명, 사랑해 마지않을 나의 에우리디케라고요. 신화 속 에우리디케는 인간이라 죽음의 순리에 따라 명계로 떨어졌으나, 노래는 저와 떨어질 수가 없지요. 아~ 이처럼 완벽하고 안전한 사랑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오르페우스도 노래를 사랑했으면 비극을 맞이하지 않았을 겁니다. … 귀와 목을 지지면 이별이 아니냐고요? 당신 위험한 사람이었군요? (자신의 몸을 가리며 끌어안았다….)”
[경계에 찾아온 이유]
이처럼 노래를 사랑하며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 왜 경계에 찾아왔을까? 그는 스스로 자원했다고 이야기한다. 누군가 이유를 묻는다면 특유의 연극이라도 하는듯한 어조로 추상적인 대답을 들려줄 것이다. “모든 에로스는 타나토스를 향할지니.” “다~ 여러분의 무용담을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죽음의 앞에서 삶을 불사를 자들을, 누군가는 보고 듣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나요. 저는 어디까지나 음유시인의 본분을 다할 따름이지요.”
[그 외, 대중에게 알려진 이야기]
[그 외.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소지품
리라, 오타마톤, 피리, 우쿨렐레, 캐스터네츠, 트라이앵글, 탬버린
스탯
힘 ★★☆☆☆
지능 ★★★☆☆
정신력 ★★★★☆
행운 ★☆☆☆☆
비공개 항목
[캐치프레이즈]
“ 모든 열망은 허무를 향하여. ”
외관
이름
데이 시두스 / Dei Sidus / Dei Sidus
재능
명성
나이 / 신장 / 국적
성격
오만불손, 독불장군, 염세적. 그럼에도 사랑했어.
(이하는 기억을 잃기 전, 그의 성격에 대한 서술이다.)
뚜렷한 예술관과 자아를 지녔으며 그만큼 확고하게 인간을 불신한다. 어쩌면 그릇된 인간은 끝까지 그릇될 수밖에 없다는 뿌리깊은 신뢰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 사이에 다정함이 살아숨쉰다는 사실을 알기에, 시인은 마냥 인간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하는 기억을 잃은 후, 그의 성격에 대한 서술이다.)
남은 조각은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다. 그는 제법 인간을 좋아한다. 어쩌면 이 좋아함이란 세상과 유리된 나레이터의 시선일지도 모르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그는 딱히 선량한 사람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노래하고 싶다'는 자신의 욕구에 충실할 따름이며 과정에 인간이 얽혀있을 뿐이다.
기타
[어느 시인의 이야기]
오래 전 뮤지컬 업계 사이에서 알음알음 알려진 배우가 있었습니다. 그는 천성이 오만하고 까탈스러웠으나 음악적 재능만은 몹시 출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예술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만큼은 참 확고해서, 은퇴한 이후에도 여전히 시를 짓고 음악을 연주하며 살았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를 ‘시인’이라고 불렀어요.
어느 날, 시인은 길거리에서 다정한 노래를 부르는 청년을 만났습니다. 상냥한 목소리, 사람을 아우르는 노래였습니다. 그의 앞에서 오만한 시인은 난생 처음 자신의 결여를 느꼈습니다. 뚫렸던 구멍이 차오르다 못해 넘치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아, 이 세상의 모든 꽃과 햇살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피고 비추었구나. 청년이 가진 예술의 혼에 반한 시인은 무릎을 꿇고 간청했습니다. “눈 먼 자가 이제야 메울 수 없는 공백을 알았으니, 자네. 부디 나의 마지막 한 조각이 되어 주게.”
청년이 수락하여 그는 시인의 뮤즈가 되었습니다, 시인은 뮤즈와 함께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를 위해 온갖 아름다운 시를 쓰고, 노래를 짓고, 악기를 연주했습니다. 시인의 모든 예술이 뮤즈를 통해 세상에 펼쳐졌습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박수갈채를 치는 조연으로 남은 채 말이죠. (애시당초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 유형였으므로, 이 쪽을 편히 여겼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뮤즈가 수줍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고백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열린 무대의 스태프 중 하나라 하였습니다. 시인은 사랑에 빠진 그의 영혼마저 사랑했어요. 뮤즈의 애정을 응원해주었고, 사랑의 결실을 맺기를 바라주었죠. 하지만 첫사랑에서는 씁쓸한 맛이 난다던가요. 연인은 어디까지나 뮤즈의 돈과 명예를 바라보고 접근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사생활을 캐내어 몰래 팔아넘기기까지 하는, 유감스럽게도 몹시 악질인 유형이었어요.
마음을 주었던 사람의 배신은 연약했던 뮤즈의 혼을 부수어놓기에는 충분했던 모양입니다. 그는 더 이상 인간을 향해 다정하고 상냥한 노래를 부를 수 없었습니다. 이전처럼 인간을 마냥 호의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저, 음악을 그만두겠습니다.” 시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그만두지 말아달라 빌었습니다. 그러나 뮤즈의 눈을 마주한 순간 직감하고 말았어요. 시인이 사랑했던 예술의 혼, 결여를 채울 마지막 조각은 청년의 안에서 이미 죽어버렸다고요.
시인은 청년을 놓아주었습니다. 그의 예술을 사랑했으나 예술이 죽어버린 탓입니다. 억지로 몸이나마 붙들어맬 수는 있었지만, 그런다고 살아돌아오지 않으리란 사실은 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어요. 깊은 상실감에 잠긴 시인은 인간으로부터 등을 돌린 채, 오래도록 슬픔과 허무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뮤즈의 자리를 탐내 찾아왔던 사람들조차 문전박대하면서 말이죠. 그들이 원한을 품고 한밤중에 시인을 살해하길 시도했던 건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어느 조각의 이야기]
한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강변에서 떠내려온 시체, 아니 시체꼴의 사람을 주웠습니다. 위험한 범죄에 연루된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노부부는 그를 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극진히 보살피고 치료해주었죠.
이윽고 깨어난 사람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노부부에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이런 수상한 자를 구하셨습니까?” 노인은 가만히 웃으면서 라디오를 가리켰습니다. “좋아하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가 사람에게 다정하라고 일렀답니다.”
라디오에서는 흐린 주파수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다정하고 상냥한 목소리였습니다. 사람은 어쩐지, 텅 비어버린 자신의 일부가 이 노래로 인해 뜨거워지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그 때 알았어요. 이 길이야말로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이것이야말로 어중간하게 남아버린 자신의 삶을 불사를 마지막 기름, 나를 살아있도록 만들 마지막 한 조각이라고.
….
아, 타오르는 불꽃은 언젠가 반드시 재가 되는 것이 세상의 순리일지니. 갈망은 상실의 첫걸음이다. 모든 에로스는, 삶의 열망은 언젠가 약속된 허무, 타나토스를 향한다. 알면서도 사랑을 위해 명계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생물이 인간이겠지….
[Dei Sidus]
본명 데이 시두스(Dei Sidus). 어릴 적 길거리 공연으로부터 시작하여 뮤지컬 배우로 은퇴한 예인. 우연히 다정한 노래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기억을 잃고 나서도 다시 한번 사랑에 빠졌다. 무엇이 시인으로 하여금 이토록 다정을 열망하게 만들었을까? 시인의 영혼을 울리는 것이 사람의 사이에 있었기 때문일 테다. 서로 손을 잡는 사람들, 작은 친절을 베푸는 이들, 마냥 선하지 않아도 좋은 방향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이 거기에 있다. 사람을 살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인된 자로서 좋은 울림을 준 이들에게 답가를 돌려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 않나.
그러나 데이 시두스는 인간을 향해 다정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발목을 잡는 그릇된 인간들에 대한 기억 탓이다. (* 이하, 특정 정신 질환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무대 생활은 일부 악의적인 군중으로 인하여 과한 피로를 누적했고, 이는 인간을 대상으로 호의어린 말을 뱉지 못하는 함묵증을 불러왔다. 때문에 그는 자신의 뮤즈를 통해 표현의 욕구를 충족해야만 했다. 시인이 그토록 원하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전부 잃어버린 뒤 마지막 한 조각(Lacuna)만이 간신히 남은 뒤였다.
[그가 경계에 찾아온 이유]
누군가는 사지로 향하는 이들을 보고, 듣고, 기억해야 하니까.
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살아있도록 만들기 위함과 동시에, 그 자신이 삶을 불사르기 위함이었다.
소지품
스탯
선호/비선호 물품
선호: 낡은 라디오, 앵무새 깃털, 깨진 유리 별 조각
비선호: 줄이 달린 안경, 브라운관 TV, 스캔들 기사가 실린 잡지
스킬
스킬명: Ad Astra
스킬 내용: 처형장에서 반드시 출구를 찾아낸다.
챕터
챕터 신청
챕터/포지션 | 가해자 | 피해자 | 연루자 |
1챕터 | X | O | O |
2챕터 | X | O | O |
3챕터 | X | O | O |
4챕터 | X | O | O |
5챕터 | X | O | O |
0.5챕터:: X
사이드 챕터:: O
처형 난입:: O
이외 신청(졸업 검정/랜덤 처형 등):: O
챕터 if
1순위
[처형 난입 지향]
오르페우스 모티브(일단 그렇습니다….)인 만큼 명계에 떨어진 가해자를 데리고 올라오는 컨셉입니다. 그는 사람에게 다정한 노래를 부르길 소망합니다. 인간을 향해 제멋대로인 답가를 부르는 것이야말로 그의 자유요, 열망일 겁니다.
그는 이 열망을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불사를 수 있습니다만, 가능하면 살았으면 해요. 가해자를 살릴 수 있어도 좋고 구하지 못해도 좋습니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구하지 못했으니까요.
2순위
[사이드 챕터]
과거를 마주하고 기억을 찾는 챕터입니다. 비설 극장의 형태가 되겠네요. 백룸 공간에서 과거의 무대 위에 오르게 된 이 캐릭터는 자신이 에우리디케 역을 맡아 극을 진행하게 됩니다. 기억을 찾은 뒤에는 예술의 상실을 겪은 오르페우스만 이 자리에 남겨질 테지요.
3순위
[랜덤 처형]
전개는 사이드 챕터와 동일합니다. 마지막에 처형되는 것만 다르겠네요.
그 외에는… 테트리스처럼 필요한 곳에 끼워주세요
챕터보다는 러닝 및 롤플레잉을 즐기려는 방향성을 지니고 만든 캐릭터이니 챕터에 크게 구애받지 않습니다. 가해자도 X표시해뒀지만 우발적인 범행이든 순간의 감정이든 가능합니다. 어디든 알아서 개연성을 만들어 들어가니 부디 편히 대해주세요
백막 if
여기, 자신의 발로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갈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거 아르고 호 원정대도 이랬을까요? 겁도 없이 실타래만을 믿고 미궁 속으로 들어간 테세우스도 이랬을까요.
미국 각지를 떠돌며 여러 이야기를 보고 듣던 음유시인은 열어선 안 되는 문에 대해 듣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길을 잃는다면, 미지 너머에서 세이렌에게 홀리기라도 한다면 그들을 위한 노래를 불러줘야겠다고요.
…
기묘한 괴담같은 장소가 무엇으로부터 기인했는지는 모릅니다. 어쩌면 세계에 발생한 오류일수도 있고, 암암리에 비밀스러운 실험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일수도 있죠. 하지만 그곳은 산 사람들의 무대가 아니에요. 무대의 뒤편, 백룸 같은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다정하고자 하는 이 캐릭터는 제발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끌고 현실로, 이승으로 돌아오려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퇴장은 아직 너무 이르니까요. 이후에는 알 수 없는 공간의 막을 내리길 시도할지도 모르겠네요.
오너 연락처
[닉네임/아이디]
성인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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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아, 시간은 많습니다. ”
외관
이름
아리엘 클락 코라손 델 호라 / ariel clock corazon del hora / ariel clock corazón del hora
초세계급 시계공
당신이 시계 업계에 몸담고 있다면 그의 이름을 모를 수 없다. 향년 90세. 1800년대 시계의 역사와 함께한 고령의 시계 장인. 수많은 시계 기술을 섭렵하고 제안했으며 후대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람. 여지껏 그를 거쳐간 수많은 시계공들이 있었고 그들이 또 다시 후세대를 육성할 것이니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한다. ‘그야말로 이 시대 시계의 어버이라고 불러 부족함이 없을 사람이오.’
처음 초세계급으로 불리게 된 것은 약 60세 무렵이었다. 이전부터 그는 뛰어난 시계공으로 알음알음 이름을 알리고 있었으나, 모든 불꽃은 반드시 부싯돌이 있기 마련이지. 한 왕족이 그에게 시계를 주문하고 만족하여 최고의 찬사를 내린 것이 시발점이었다. 곳곳에서 그의 작품을 극찬하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재단의 인정을 받아 초세계급이 되었다더라.
그는 시계를 사랑한다. 그것이 가둔 당신의 시간 역시 사랑할 것이다.
명성
★★★☆☆
나이 신장 국적
90세 / 200cm / 스페인
성격
[정중한, 다정한, 엉뚱한, 호기심 많은]
[정중한]
“자아, 그대여. 천천히 이야기를 나눕시다. 허락된 시간은 많으니.” “... 이런, 혹 결례를 범했는지요.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불편한 곳은 없습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으며 예절에 충실하다. 낮고 둔중한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은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편. 전반적으로 중후한 사람이다, 라는 인상.
[다정한]
“한 번은 아이가 밤새도록 울던 날이 있었지요. 무엇이 그리 서러운가 싶어 아이를 안고 어르며 거리를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밤하늘의 별을 이으며 우는 아이를 위해 작은 별자리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오늘 밤 내가 네게 주는 선물이라고.” 천성이 유한지 쉽게 성을 내지 않으며 할 수 있는 모든 온정을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 언제나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유하게 돌려 말하는 편이다.
[엉뚱한, 호기심 많은]
“이건 제법 흥미롭습니다. 이렇게 결합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특별한 결과가 나올 것 같군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엉뚱한 면을 갖추고 있다. 아니, 오히려 제법 오래 살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처음 보는 기술에 대해 큰 흥미를 보이며 언뜻 무모해보이는 도전을 하기도 한다.
기타
[가면을 쓴 노인]
째깍, 째깍. 첫인상은 시커먼 새가면을 뒤집어쓴 수상한 자. 곧이어 수없이 겹쳐 들리는 초침 소리.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당신은 소리의 근원지가 이 사람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반갑습니다. 초세계급 시계공, 아리엘 클락 코라손 델 호라입니다. 아리엘이라 불러주십시오.” 정중한 인사와 함께 건넨 주름진 손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겠지. 그는 제법 오래 살아온 신사라는 사실을.
[초세계급 시계공]
톨레도의 어느 구석진 골목, 새의 집(casa del pájaro)이라는 간판이 걸린 높다란 시계탑이 있다.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공방이지만 시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장소이다. 한 세기에 가깝게 시계를 만들어온 시계의 어버이, 초세계급 시계공 아리엘 클락이 사는 집이니 모를 수가 없다.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밀조밀하게 벽면을 가득 채운 시계들이 당신을 환영한다. 사방에서 작은 기계장치들이 지저귀는 가운데, 새부리 가면을 쓴 한 노인이 당신을 맞이하겠지. “시간의 알들이 잠든 둥지에 어서 오시지요. 어떤 시계를 찾고 계십니까.”
[시계를 사랑하는 자]
그는 1800년대 시계의 역사와 함께한 산증인이며, 다양한 기술의 조언자이자 섭렵자이니 현존하는 최고의 시계공이라 불러도 무방하겠지. 그러나 무엇보다 대중이 그를 특별하게 여기는 까닭은 진실로 시계를 ‘사람 대하듯 사랑하기 때문’이다. 늙은 장인이 다정한 손길로 시계를 어루만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의 소중한 시계를 맡겨도 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나.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는 한다. “시계는, 사람을 참 닮아서 말입니다.”
[시계는 사람을 닮았다]
“저는 시계와 사람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시간만큼 살다가 정해진 끝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자, 여기 태엽이 감긴 시계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틱, 틱, 마치 심장의 고동이 울리듯 초침은 천천히 죽음을 향해 나아갑니다. 언젠가 이것이 멈추는 순간이야말로 영원한 침묵, 죽음이겠지요. 단지… 시계는 인간과 달리 태엽을 다시 감아 소생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 오, 정정하지요. ‘얼마 전까지는 있었습니다’.”
[시계에 얽힌 추억]
어째서 이리 시계에 의미를 부여하는지, 언제부터 시계공이 되었는지 묻는다면 순순히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그의 어머니는 무명의 시계공이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어린 아이를 앉히고선 작은 시계를 쥐어주었다고 한다. 태엽을 손으로 감아주며 어머니가 일러주었다지. ‘잘 들으렴, 클락. 너는 감긴 시간만큼 더 사는거야. 오래… 아주 오랫동안.’
“어머니는 자식인 제가 오랫동안 살기를 바라셨겠지요. 불운하게도 병에 걸려 일찍 죽는 아이들이 많았으니 자식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소원하셨을지도 모릅니다. 벌써 80여 년 전의 일인데도 어제의 일인 마냥 선명하군요. 그 때 처음으로 시계의 초침소리는 사람의 심장소리를 닮았다고 생각했었지요…”
[아리엘 클락 코라손 델 호라]
‘코라손과 호라의 자식, 아리엘 클락’이라는 뜻. 그의 부모는 서로를 극진히 사랑했기에 자식에게 이름을 물려줄 때 두 사람의 성을 결합하길 바랐다. 그리하여 ‘호라 코라손’ 대신 ‘코라손 델 호라’라는 성을 물려주게 되었다.
[그 외의 이야기: 닥터 V에 대하여]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릇 죽음이란 예로부터 불치병이라 이르지 않았습니까. 그는 생물이라면 누구도 이겨내지 못할 마지막 병을 치료한 셈입니다. 사람이 곧 기술의 그릇이요, 죽음이 곧 기술의 상실인 시대에 그의 업적으로 인해 유능한 사람들은 더욱 오랫동안 재능을 빛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오, 물론 그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그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테지요. 천성이 우유부단한 탓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은 탓인지 뭐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그 외의 이야기: 소생을 원하는가]
“언젠가 죽는다면 소생을 원하는가. … 말입니까. 하하… (그는 드물게 소리를 내어 웃고는, 손가락을 세워 제 입가에 대었다.) 비밀입니다.”
[그 외의 이야기]
소지품
확대경이 포함된 가면, 회중시계 여러 개, 시계 공구, 손수건, 장갑, 시계줄, 결혼 반지
선관
스탯
힘 ★★☆☆☆
지능 ★★★☆☆
정신력 ★★★★☆
행운 ★★☆☆☆
비밀 설정
“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
외관
이름
재능
명성
나이 신장 국적
성격
[조금 비틀린, 탐구하는]
[조금 비틀린]
확실히, 아리엘 클락은 어딘가 비틀려 있다. 정중함과 무례함 다정함과 잔인함이 공존하니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예우를 다할 것이나 당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제 호기심을 위해 행동할 수도 있고, 다정하게 굴지만 동시에 당신을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버릴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면, 아리엘 클락은 당신의 시간을 사랑한다. (오, 기만일지도.)
[탐구하는]
그는 삶을 궁금해한다. 당신이 살아온 시간을 알고 싶어한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 역시 알고 싶어한다. 당신이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흘러가는 ‘자신의 시간’에 매기는 가치를 궁금해한다. 당신의 시간을 가둔 생명을 어찌 생각하는지 궁금하고, 이제 닥터 V의 기술에 힘입어 영원을 허락받은 생명이 어찌 여겨질지 궁금하다. 간단히 이야기해볼까. 아리엘 클락은 당신이 가진 ‘삶에 대한 모든 감회’가 궁금하다. 이 의문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말년의 시계공은 자신의 삶에 정말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품었고,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없기에 삶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알고자 했다.
기타
[시계는 사람을 닮았다]
“실로 재미있지 않습니까. 인간은 소생의 법칙을 밝혀 자신이 창조한 사물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위대한 신이 허락한 시간을 넘어 이상을 추구합니다. 멈추어 마땅한 태엽을 다시금 감습니다. 그대여. 이것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건네는 질문입니다.”
“그대는 태엽을 감고 싶습니까.”
[죽음을 바라는 자]
아리엘 클락은 오래 전부터 죽음을 절실히 바랐다. 놀라울 만큼 절망적인 일이 있었나? 아니다. 그는 단지, ‘삶이란 새장 너머의 자유’를 추구했을 따름이다.
[시계에 얽힌 추억]
아주 오래 전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를 극진히 사랑했으나, 지나치게 사랑한 나머지 새장에 가두는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자식의 성조차 코라손 델 호라, ‘호라(아버지의 성)의 코라손(어머니의 성)’라고 지었을까. 아버지에게 통제당하는 어머니와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던 어린 아리엘은 세상에 환멸을 느꼈으며,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간절히 죽음을 바라게 되었다. 어머니는 이런 자식의 마음을 알았나보다. 어느 날, 어머니는 아리엘의 손에 시계를 쥐어주며 말했다. “잘 들으렴, 클락. 이제부터 이것이 네 심장이란다. 두근, 두근하는 소리가 들리지?” “내 시간을 네게 줄게. 너는 감긴 시간만큼 더 사는거야.”
내 시간을 네게 줄게. 이 말은 저주처럼 아이에게 내리꽂혔다. 죽고 싶어하는 인간에게 살아야만 하는 의무가 주어졌다. 자신에게 얹힌 시간은 사랑하는 어머니의 것이었기에 스스럼없이 쏟아버릴 수 없었다. 참으로 가혹하십니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시여. 나는 스스로 용두를 돌릴 줄 모르는 장치이기에 감긴 시간만큼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은 저를 사랑이란 저주로 구속하시는군요.
그렇게 젊은 시절을 살았다. 살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위에 가차없이 자신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네가 더 오래 살아주었으면 좋겠어. 너와 오랫동안 알고 지내고 싶어. 사랑하는 클락, 당신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요. 참 많은 사람들이 그의 생명을 연명시켰다. 이 삶은 더 이상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결코 자신의 손으로는 사랑하는 이들이 켜켜이 쌓아올린 탑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어떻게 그런 짓을 하겠는가. 이렇게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이들이거늘. 그래서 자연히 죽을 날만을 기다리며 살았다.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이’ 위대한 자연의 법칙에게 이 삶을 빼앗기는 순간만을 기다렸다. 닥터 V가 소생의 기술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죽음이 아니었다. 기술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더 살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는 자들을 ‘살아주길 바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자’로 만들었다. 누구도 나무라지 않았으나, 아리엘 클락의 귀에는 시간을 쌓아올린 자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실낱같은 가능성이라 한들 죽음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데 나태하게 앉아 끝을 기다리다니, 우리가 건넨 시간을 저버릴 셈인가? 가서 닥터 V에게 매달려서라도 소생을 갈구해야 하지 않는가? 당신과 더 오래 같이 살아가고 싶었던 우리의 소망을 저버리는가?’ 곤란합니다. 이러면 조금 더 살기 위해 노력해야만 할 것 같잖습니까.
이윽고, 작은 좌절은 노인의 생각을 조금 비뚤어뜨리기에 이른다.
“그렇게나 살아주길 바란 이 생명에 정말 가치가 있습니까? 나는 찾지 못했던 가치가, 정말로 있습니까?”
“신이 있다면 대답해보십시오. 내가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해 이 생명에게 구속당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생명에 구속당해야 하는 이유]
이 생명에 가치는 있는가? 그는 평생에 걸쳐 죽음이란 자유를 추구했지만 역설적으로 삶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이 생명에게 구속당해야만 했다. 살아있는 자만이 가치를 탐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고개를 들고 새장에 갇힌 다른 자들을 돌아보았다. 자, 그대들의 답을 보여주십시오. 나는 답을 찾지 못하였으니 그대들로부터 찾고자 합니다. 삶이란 무엇입니까. 생명이란 무엇인지요. 우리는 어째서 이 지난한 삶을 오래도록 살아야만 하는 것입니까. 인간 사회의 부품으로 기능하기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들려주십시오.
[가면을 쓴 이유]
나이가 들어 죽을 날이 가까워지면서 아리엘은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기억하지 않기를 바랐다. 관에 누운 맨얼굴의 자신을 보아도 낯선 감상을 받기를 원했다. 그래야 세상에 슬픔을 덜 남기고 갈 테니까. 부디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모두에게 잊힌 채 떠날 수 있기를. 그의 일생일대 소원이었으나 언어로 구체화하는 순간 그를 사랑하는 이들이 슬퍼할 것을 알았기에, 아리엘은 끝내 누구에게도 본심을 털어놓지 않았다.
소지품
스탯
선호/비선호 물품
선호: 작은 오르골, 우스꽝스럽게 그려진 새 낙서, 고백에 쓰기 딱 좋은 꽃다발
비선호: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레시니페라톡신, 새장, 때가 잔뜩 낀 장치의 부품
챕터 신청
챕터 | 가해자 | 피해자 | 연루자 |
1챕터 | O | O | O |
2챕터 | X | O | O |
3챕터 | X | O | O |
4챕터 | X | O | O |
5챕터 | X | O | O |
0.5챕터:: X
사이드 챕터:: O
처형 난입:: O
이외 신청:: O
챕터 if
1순위
[1순위: 1챕 검정 지향 ★★★★★]
살해 동기: ‘소생’으로 인해 달라지는 생명의 가치가 궁금해서.
“이 곳은 닥터 V의 보금자리, 그대들은 세계에 이바지하는 초세계급입니다.“
“과연 자신의 성소에서 귀한 인재를 잃게 된 구원자는 기적을 행하지 아니할지요.“
“... 궁금하지 않습니까. 진실로 인간은 주어진 것 이상의 시간을 허락받을 수 있는지.”
“되살아난 인간은 정말 ‘본인'이 맞는지. 저희는 무엇으로 ‘망자가 진정 소생했다’고 정의할 수 있을지. 만약 이 모두가 증명될 수 있다면, 유한함이 사라진 생명의 가치는 달라지는지.”
“자, 박사여. 여기 소생을 위한 제물인 죽음이 준비되었습니다. 기적을 행하십시오. 행하지 아니하여도 좋습니다. 그로써 당신이 인류에게 가치를 매긴다는 사실이 증명될지니.“
“이제 시간이 되었군요.”
시계공은 아주 오래 전부터 죽고 싶어했습니다. 삶을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염려와 배려 덕분에 이 나이까지 살아있었습니다. 그는 궁금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살아주길 간절히 바란 이 삶에 가치는 있는가?’ 노령의 나이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시계공은 이 단순한 호기심 하나로 닥터 V의 앞마당에서 살인을 저지르게 됩니다. 소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코앞에서 벌어진 살인을 외면할까? 하는 생각입니다. 정말 소생한다면 ‘생명의 가치에 대해 탐구할 수 있을 것’이요, 그러지 못한다 하더라도 ‘곧 죽을 목숨’이었기 때문에 상관없었을 겁니다.
살해 방법은 독살 or 독을 투여한 뒤 교살. 날카로운 시계 바늘의 끝에 독극물을 묻혀 목에 찌르는 방식입니다. 분해하여 범행에 사용한 뒤, 다시 재조립하여 흉기를 은닉하지만 ‘독극물은 금속 재질을 부식시키는 성질이 있다’는 것으로 발각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2순위
[2순위: 사이드 챕터: 고령으로 인한 자연사]
요약: 나는 살리지 마십시오 선언하는 챕터
추가: 이왕이면 중후반부 챕터였으면 좋겠어요
이 캐릭터는 정말 오래 살았습니다. 당장 내일 잠들듯이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죠. 그는 이 장소에서 죽고 돌아오는 이들을 바라보며 이 소생이 과연 ‘생명’을 유지시키는지 지켜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넘겨받은 시간이 지속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립니다.
“저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성이 내게 주는 시간은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시간은 난폭하고 무자비하여 제 삶의 시간을 더럽힐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그대여, 고성의 주인 되시는 분. 이 자리에서 단언하건대 나를 살리지 마십시오. 나는 소생을 원치 않습니다. 주어진 몫을 다 살았으니 나의 사랑하는 이들 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것은 나의 자유이며, 당신이 결코 침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허나 어쩔 수 없이 이 숨이 살아돌아온다면, ‘아리엘 클락 코라손 델 호라’가 당신들의 앞에 나타난다면 부디 나로 여기지 마십시오.”
“이는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3순위
[3순위: 사이드 챕터: 님아 살아주세요 챕터]
요약: 죽고 싶어하는 다른 친구에게 내 시간을 줄게 오래 살아 시전하는 챕터
시계공은 아주 오래 전 어머니로부터 시간을 받았습니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켜켜이 쌓인 시간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돌려줄 차례입니다.
“그대여, 저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받지 않고 내치셔도 좋습니다. 허나 이 말만은 들어주십시오.”
“저는 그대가 더욱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들에게 둘러싸여 안온한 마음을 느끼길 바랍니다.”
그는 천성이 다정한 사람이니 좋아하는 이들이 더욱 오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 행위는 시계공이 가진 의문인 ‘나를 위해 살아야 하는 이유’와 상충되는 잔인한 짓이겠지만, 어쩌겠어요. 사람 마음이란 이런 것을요.
이런 멘트를 치고 자연사해도 좋겠네요.
흑막 if
늙은 시계공은 어떠한 경위로 닥터 V가 발견한 소생의 기술을 얻었습니다. 마침 잘 된 일이죠. 그는 이 소생의 기술을 사용하여 그동안 찾지 못했던 해답을 찾고 싶어합니다. 죽음이 삶이 가치있도록 만들었다면, 죽음을 없애면 삶의 가치는 사라지는가. 만약 영원히 살아가더라도 삶의 가치는 여전히 유지되는가.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그동안 인생이, 생명이 소중하다 이야기했던 이유를. 이 전부가 유한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언젠가 죽음이 닥칠 것을 알기에 찰나에 불과한 현재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영원이 주어진다면 이 가치는 사라지나요? 더 이상 소중한 사람에게 ‘부디 오래 살아달라’고 말하지 않게 되나요? 생명의 가치는 고작 영원 따위에게 휘둘릴 만큼 가벼운 것이었나요?
인간은 닥치기 전에는 모릅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강제로 그들의 머리 위에 영생의 세례를 들이붓고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요.
그리고 죽음을 몰수당한 이들은 이제 말하겠지요. “이제 그만 죽어주세요.”라고.
더 이상 더 오래 살아달라고 부탁하지 않겠죠.
그럼, 이제 정말 자유로워져도 괜찮은 것이겠죠…
… 라는 느낌의 흑막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소생의 기술을 손에 넣은 이 인간은 자신의 탐구심을 위해 기술을 악용하려 합니다.
백막 if
반대로 백막일 경우 그는 오리지널에서 한층 나아가 삶의 의미에 대한 성찰을 완료한 사람입니다. 어쩌면 완료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인간은 평생에 걸쳐 답을 찾는 생물이며, 어쩌면 영원히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마다의 답을 찾아가는 당신들은 사랑스럽다… 라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을 뿐이니까요.
이상의 이유로 죽은 당신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설령 당신이 죽고 남은 껍데기가 무언가에 의해 움직일 뿐인 생체 장치나 다름이 없어도 동일합니다. 당신이 생각하고 기억하고 말하는 이상, 이전의 삶으로부터 이어진 하나의 생명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만약 흑막이 소생된 자들을 ‘도구’로서 이용하려 한다면 그는 이에 반대하는 입장의 백막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시간은 오롯이 당신의 것입니다.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오너 아이디
성인 인증
[역치성 ㅁㅁ이론] 라쿠나 (3) | 2024.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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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주는 처음이신가요?] 2576-nGPB (2) | 2023.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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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텔레키의 상자] 모리마 (0) | 2023.08.17 |
[2576-nGPB]
아~. 말 그대로입니다.
[2576-nGPB]
‘저는 이 행성에서 내리겠다’는 뜻입니다.
[2576-nGPB]
중도 하차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2576-nGPB]
음~. 저는 중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하핫)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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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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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6-nGPB]
오, 그 점은 심려치 마십시오. 차장 씨.
다아 괜찮을 겁니다.
[2576-nGPB]
저는 정착하지만, 곧 돌아갈 테니까요.
[2576-nGPB]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차장]
… …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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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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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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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6-nGPB]
오~.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사함)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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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6-nGPB]
자아, 차장 씨는 그렇다 치고… (당신들을 돌아본다.)
[2576-nGPB]
(빙글빙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조는 느릿하게.) 당신들은 이 자리에 있어서 썩 좋을 것이 없을 터입니다만 …
(* 질문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조금 답변해줄수는 있을듯합니다. 상황의 설명을 요구하는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음~ 죽기 전 최후의 토킹어바웃)
Q. 방금 그게 무슨 뜻인지/이게 무슨 상황인지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저는 이 행성… 정확히는 이 위성에 정착하여 죽을 예정입니다.
제법 살기 좋아보이지 않습니까? 무단 점거해도 아무도 절 고소하지 않을 겁니다. (농담마냥.)
Q. 여기 아무것도 없지않느냐
괜찮습니다. 곧 생길 테니까요.
[2576-nGPB]
그렇군요.
여기 계신 몇 분에게는 언젠가 말씀드린 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2576-nGPB]
저는 ‘종의 목적’에 충실할 뿐이며, 이는 생존과 보전이라.
이 목숨은 어디까지나 선대와 후대를 잇는 연결고리에 불과하다고.
[2576-nGPB]
모든 생물은 태어나 살아갑니다. 종을 이을 후대를 남깁니다. 당신들이 부모로부터 받은 것들을 언젠가 자식에게 물려주어야 하듯이 말입니다.
[2576-nGPB]
그리고 저는…
[2576-nGPB]
아, 이제 때가 되었군요.
(BGM: https://youtu.be/y3yWKlstp_s)
[2576-nGPB]
(말을 마친 2576-nGPB는 장갑의 끝자락을 잡고 당겼습니다.)
[2576-nGPB]
(드러난 손가락은 척 보기에도 이형의 모습을 띕니다. 살점이 고개를 쳐들기라도 하듯 일어섰다가 주저앉으며 요동칩니다. 피부를 팽창시킨 혈관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합니다. 천천히 느릿하게. 세포의 파도는 점점 손가락을 타고 올라 번집니다.)
[2576-nGPB]
(‘이것’은 미소를 띄운 채 기괴하게 변질되어가는 제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딘지 아련하며 후련하고, 씁쓸하며 더없이 기쁜 얼굴로.)
[2576-nGPB]
(손을 들어올립니다. 더욱 멀리 퍼질 수 있도록.)
[2576-nGPB]
(이윽고, 손가락 끝부터 만개하길 기다린 봉오리마냥 피어납니다.)
[2576-nGPB]
(피어난다는 표현이 옳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수식어를 사용하기에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아름다움에 대한 모독이었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자그마한 알갱이들이 하늘을 수놓으며 비산합니다.)
[2576-nGPB]
(마치 우주에 점점이 박힌 별과 같이, 혹은 바람이 불어 잔뜩 흩날린 민들레 홀씨와 같이, 수많은 알갱이는 참 용케도 당신들의 몸에 내려앉지 않습니다. 그저 점점이 황폐한 바닥에 떨어질 뿐입니다. 물도 양분도 없는 메마르고 쓸쓸한 공간에.)
[2576-nGPB]
(그 한가운데에서 ‘이것’은 붕괴합니다.)
[2576-nGPB]
(생명의 형상이 무너진 자리에 가운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2576-nGPB]
[2576-nGPB]
[2576-nGPB]
[2576-nGPB]
(알갱이가 닿은 바닥에서 기괴한 것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넓게 퍼진 살덩이같은 물질은 점점 위성의 표면에 번져갑니다. 엷게 맥동하는 꼴이, 틀림없이 살아있는 생물이란 사실을 증명합니다.)
[2576-nGPB]
(문득, 퍼진 살덩이로부터 무언가 솟아납니다.)
[2576-nGPB]
(연두빛으로 물들어가는 그 형체는 익히 알던 잔디를 닮았습니다.)
[2576-nGPB]
(그러나 알 수 있습니다. 저것은 우리가 아는 순수한 여린 잎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뿌리 대신 혈관이 바닥에 틀어박힌 것을 잔디라 부를 리가 없잖아요.)
[2576-nGPB]
(그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기형적인 생물이 피막을 뚫고 올라옵니다. 어떤 것은 나무를 닮았으나 근섬유를 둘렀으며, 어떤 것은 곤충을 닮았으나 절지류의 다리 대신 사람의 손가락을 달고 있습니다. 온갖 것들이 뒤섞인 ‘종의 덩어리’가, 눈 앞에서 태어나고 있습니다.)
[2576-nGPB]
(그 중 동그란 머리통을 가진 생물이 고개를 내밉니다. 작고 미약하며 붉고 더럽습니다. 잔뜩 주름진 그 생명체는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고개를 치켜들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글쎄요, 울음일까요. 목청이 찢어져라 내는 소리는 차라리 비명이라 부름이 어울렸습니다.)
[2576-nGPB]
(... 바닥을 기는 그것은 어딘지 조금, ‘인간’을 닮았습니다.)
[2576-nGPB]
(갓 태어난 새끼마냥 사방에서 살덩어리들이 괴성을 지릅니다. 살아있다며 부르짖습니다.)
[2576-nGPB]
('수십억의 목숨'이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2576-nGPB]
(전부 한 기생 생물이 유전자를 먹어치워 만들어낸 ‘자손’이자,)
[2576-nGPB]
(한 생물학자가 썩어들어가는 행성에서 악착같이 주워모은 '종의 증거'입니다.)
[2576-nGPB]
(생에서 죽음으로, 죽음에서 다시 생으로)
[2576-nGPB]
(모든 것은 오로지 종의 대를 잇기 위하여.)
[2576-nGPB]
[2576-nGPB]
[2576-nGPB]
(이렇게.)
[2576-nGPB]
(2576-nGPB는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STORY]
⋆ 그리고 인간이 태어났습니다.
[STORY]
⋆ 하지만, 과연 이 모독적인 생명을 인간이라 불러도 좋을까요.
[STORY]
⋆ 수 만 년에 걸친 문명의 흔적은 이들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STORY]
⋆ 우리의 눈 앞에 있는 것들은 지성체라 부르기엔 한참 모자란 원초의 짐승처럼 보였습니다.
[STORY]
⋆ 하지만 우리 모두 아득히 먼 옛날 저랬던 시절이 있었지요.
[STORY]
⋆ 역사를 갖지 못했던 시절. 바닥부터 쌓아올려가야 했던 시절이.
[STORY]
⋆ 어쩌면, 이것은 또 다른 '종의 기원'일지도 모릅니다.
[차장]
이것들에게 섣불리 손대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차장]
전부 2576-nGPB이니까요.
[차장]
직접 접촉 시, 저것들에게 감염된다는 뜻입니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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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계]
⋆ Space 02.3 종의 기원祈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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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자야 잇신 4.7챕터 로그 (0) | 2023.02.23 |